실은 잡지 자체는 받자마자 다 읽었습니다. 잡지쪽은 리뷰도 대략 써 뒀었고요.
그런데 지금 리뷰 마감이 다 되어가는(지났을지도 모르는) 시간에서야 렛츠리뷰를 쓰는 건
함께 받았던 dvd-주성치씨가 등장하는 서유기 월광보합/선리기연-를 다 보고 함께 감상을 써야지!
하면서 리뷰 쓰기를 미뤄왔던 까닭입니다.
처음 영화를 틀고 함께 즐기려 손에 든 군만두의 갯수가 조금만 더 많았더라면! 그때 전화가 오지만 않았더라면!
잡지와 dvd를 공짜로 받았다고 자랑한 친구 j양이 dvd타이틀의 제목을 듣더니 [내 인생 최고의 영화] 를 운운하며
[반드시 먼저 봐라!] 하고 외치지만 않았다면...
한참 이전에 리뷰가 끝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게으름인 것 같아만 보이니 이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DVD 2.0------------------------------------------------------------------------------------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서 언제부터인가 이글루스에서 하고있는 이 기획.
[상품을 공짜로 받고 리뷰를 쓴다] 는 기획인 렛츠리뷰의 각종 상품들에 눈이 멀어서
언더더씨와 동경여행(...) 중심으로 응모버튼을 눌러댄지도 좀 되었군요.
소설이나 잡지 쪽도 함께 응모하긴 했지만, 역시 먹을것 쪽에 좀더 욕심이 있었던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dvd2.0이라는 잡지에 당첨이 되었습니다.
이거 옛날에 자주 보던 필름 2.0과 같은곳에서 나온 잡지인가?
그러고보니 옛날에 한 권 샀었는데! 그 잡지를 어디다 뒀지?
...아. 이사 오면서 버렸나 보다.
하고 들떠서 기다리는 사이, 잡지가 왔습니다.
택배 배달 시간에 집에 없는 바람에 급한대로 [양파 자루에 넣어주세요] 하고 부탁드리고는 집으로 뛰어갔습니다.
그리고 양파자루에 들어있는 상자를 꺼냈습니다.
큼지막한 상자 안에 잡지와 일명 뾱뾱이캡 안에 말린 dvd가 들어 있었습니다.
dvd쪽이 궁금해서 꺼내봤더니
서유기 2부작. 그리고 원숭이(...) 얼굴.
사실 저는 주성치씨를 꽤 좋아하긴 하지만(봤던 영화가 2편 뿐이니 팬이라고는 못 하겠습니다)
이 영화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dvd는 별 생각없이 책꽂이에 꽂아두고 책부터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펼치자마자 읽어내린 텍스트에는 [dvd 2.0의 완간(또는 폐간)] 에 대한 내용이 써 있었습니다.
받자마자 폐간이라니. 복잡 미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제가 자주 보던 잡지는 비록 아니지만, 어느 잡지든 끝이 난다는 건 서글픈 일입니다.
잡지 자체는 발매되는 dvd,홈 씨어터 상품에 대한 정보와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만.
폐간이 결정된 잡지인만큼 각종 기사 내용들에서 아듀- 의 느낌이 나는 것을 지울 수 없더군요.
사실 잡지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한 각종 기기들의 설명은, 사려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고마운 정보지만
현재 저에겐 그다지 큰 쓸모가 없는, 백화점 전시장 같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놓고 기기 사양이나 제조사까지 꼼꼼히 읽었던 걸 보면, 사고 싶기는 했나봅니다.
제가 가장 맘에 들었던 기사라면 역시 '불멸의 오프닝 타이틀' 이나 '내 인생의 영화음악' 코너입니다.
저같은 경우, 기사에 실린 사람들만큼의 강렬한 감동은 아니었지만 비디오를 빌려보면 꼭 크레딧에 흐르는 음악을 멍하니 듣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버릇이 있어서 아직도 영화관에서는 크레딧이 다 올라갈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습니다. 습관이란 무서운 겁니다.)
엔딩 크레딧에 흐르는 음악들을 녹음하고 싶어서 외부 스피커를 이용해 여러가지 바보짓(...)도 많이 해봤습니다.
노이즈를 줄이려고 카세트 녹음기와 tv스피커를 붙여서 이불로 묶어 둔다던가 하는 바보짓 말이죠.
그렇게 정성들여 녹음한 테이프는 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외에 볼만한 것은 또 간단한 소개와 함께 나와 있는 dvd타이틀의 설명들.
못 들어봤던 다양한 작품들이 발매되고 있는 데 신선한 느낌을 받았고, 이때까지 발매된 dvd2.0의 인덱스 격을 하는
돌아보기 코너에서는 [이런 것도 실렸었구나] 하면서 써 있는 각종 타이틀을 즐겁게 읽어내렸습니다.
이미 지나버린 한 잡지의 역사를 마지막 선에 와서 [이런 게 있었어] 하는 기분으로 돌아보는 경험은 참으로 묘하군요.
국내 dvd시장의 어려움이 이 dvd2.0이란 잡지의 완간소식을 이렇게 접하게 되자 조금 씁쓸한 기분으로 전해오는 것 같습니다.
여기엔 당연히 불법 dvd의 존재나 동영상 다운로드가 영향을 미쳤겠지요.
dvd라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정상적인 방법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하고 풍부한 유료 컨텐츠를 맘껏 볼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이건 비단 영화만의 문제는 아니겠죠.
서유기 월광보합/선리기연---------------------------------------------------------------------
dvd2.0 잡지를 받았다고 자랑했을때는 반응이 시큰둥했던 친구들이, 부록으로 받은 영화 타이틀을 말해주니까 열광하더군요.
[최고의 영화] 라고 말해주는 친구와 [최고는 아니지만 베스트5에는 들어가요] 라고 말해주시는 지인분에게 혹해서 두근거리며 영화를 틀었습니다.
[조금 유치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영화는 크게 만족시켜주지 못했습니다. 별로 안 유치했다는 겁니다.
1편은 확실히 코믹한 장면도 많고, 아직 영화 흐름이 크게 나타나 있진 않아서 시작하자마자 등장하는 주성치씨의
손오공분장에 [귀엽잖아] 를 연발하며 분장 분석하고, cg 어떻게 한 걸까, 와이어가 보여, 등등 쓸데없는 부분에 신경쓰는
최악의 자세로 영화를 감상했습니다만.
언제부터였더라. 백정정과 지존보가 동굴을 탈출해서 갈대밭에서 옷을 갈아입고. 끈이 안 풀어진다고 울면서
(분명 야한 장면으로 넘어갈듯한 장면인데) 주저앉는 장면을 보고 폭 빠져 버렸습니다.
왜 이렇게 귀여운거야! 특히 백정정! 주성치씨도 귀엽지만. 여성 캐릭터가 이렇게 귀엽게 느껴지다니. 사기잖아.
그래서 그녀를 구하려고 외치는 지존보의 뽀로뽀로미라는 주문이 아무리 웃겨도, 웃지않고 어서 구해! 를 외치면서
손에 땀을 쥐고 봤습니다만, 결국 마지막에 구하고도 동굴문을 두고 갈라지는 두 사람. 정말 매몰찬 스토리입니다.
1편을 넘기니까 2편은 정말 한달음에 봤습니다. 2편 첫 장면에 감탄하고, 새로 등장한 중간에 여자들이 많이 꼬이길래
조금 불안하던 마음도 잠시, 히로인이 무려 바뀌었어? 히로인이 바뀐 데 대한 불만을 외치기도 전에
또 너무 예쁘게 느껴지는 자하에게 감탄하고. 마지막의 눈물 한 방울이 가슴에 남더군요.
특히 성벽 위에서 두 남녀가 손오공을 내려다보며 하는 대화가 기억에 남네요.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1편을 봤을때는 이 영화가 [사랑에 대한 고찰] 일거라는 예상을 누가 할 수 있었을까요.
중반의 산만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내용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엔딩곡이 아주 좋네요.
솔직히 전 이 영화를 접하게 되어서 잡지에 대한 리뷰가 좀 늦어진 데다 내용이 줄어들어 좀 죄송할 정도입니다^^;
좋은 잡지와 dvd를 영화를 접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